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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자본시장 개방 속도 낸다

슈퍼바이어 2012. 4. 7. 13:18

외국인 투자 한도 확대 등 규제 완화
자본시장·위안화 국제화 목표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중국이 자본시장 개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외국인 투자한도를 대폭 확대하는 것은 물론 헤지펀드의 위안화 자금조달을 허용하는 등 그동안 잠궈뒀던 시장의 빗장을 과감하게 풀고 있다. 위안화는 물론 자본시장 국제화에 적극 나서겠다고 공공연하게 밝혀온 중국 정부의 의지가 현실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 지난해 12월부터 상하이종합지수 추이(출처: 마켓워치)


자본시장 국제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우선 외국 자본의 중국내 투자 울타리를 대폭 낮췄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적격 외국기관투자자(QFII)의 중국 역내 자본시장 투자한도를 300억달러에서 800억달러로 2.7배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외국인 투자자들이 홍콩에서 자금을 조달해 중국 본토에 위안화로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자금한도 역시 기존 200억위안에서 700억위안으로 크게 늘렸다.

이 뿐만 아니다. 중국 상하이 정부는 외국 헤지펀드들에 중국 본토에서 위안화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허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또 저장성 원저우(溫州)시를 `금융개혁 시범구`로 지정, 이 지역 주민들의 국외 직접투자를 허용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투자한도 제한에 막혔던 글로벌 금융사들의 중국 내 역할 확대가 기대된다. 중국은 위안화 환율을 관리하고 중국 내 금융 시스템을 외부 충격으로부터 막기 위해서란 명분으로 그동안 자본 통제에 엄격하게 나서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 내부에서조차 엄격한 자본 통제에 대한 비판이 일어나는 것은 물론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기 위한 정부의 움직임이 맞물려 적극적인 개방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는 최근 전 세계 증시 흐름과는 달리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중국 증시 상황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들어 4.31% 상승하는데 그치며 2300선을 밑돌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 들어 중국 내부에서 자본시장 개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인민은행이 자유로운 위안화 사용과 자본시장 개방 등 자본 통제 완화에 나서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내놔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런 일련의 움직임들에 관심이 쏠리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정부가 이를 시작으로 자본시장 개방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류리강 ANZ 이코노미스트는 "최근의 움직임은 자본시장 자유화를 향한 명확한 이정표"라면서 "자유화의 속도를 높이는데 대한 반대 의견이 예전만큼 강하지 않다"고 말했다.

물론 신중론도 존재한다. 마틴 울프 FT 칼럼니스트는 최근 칼럼에서 과거 자본시장 자유화 국가들이 대부분 위기를 경험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중국이 이런 위기에 직면하지 않으려면 시장 개방을 천천히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속도 조절 필요성을 강조했다.